우리에게 선교사를 보내 주십시오


“우리에게 선교사를 보내 주십시오.” '마냐'마을을 처음 방문한 날, 무슬림 추장이 한 말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생각하며 나의 귀를 의심하였다. 그러나 그의 요청은 마냐 마을 사람들이 모두 듣는 가운데서 일어난 일이었기에 그 곳에 집을 짓고 온 가족이 들어가 제 2의 부족 교회 개척을 시작하였다.

주로 서부 아프리카에 사는 부족 마을 사람들은 대다수가 무슬림인데, 마냐 사람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들은 스스로 100%가 무슬림이라고 자칭한다. 그러나 하나님이 그들의 마음을, 특히 추장의 마음을 움직이셨고 그가 준비 되었을 때, 하나님의 계획을 나에게 보여 주신 것이다.

먼저 기니에서 정착한 첫 마을은 '삼부야'였다. 수도에서도 450km가 떨어진 산속 깊은 곳에 자리잡은 이 마을에 만닌카 종족이 산다. 이곳까지 들어 오려면, 우리나라의 대관령 같은 산들을 여러개 넘어야 하고, 또 강을 여러번 건너야 한다. 낭떠러지를 바로 옆에 두고 있는 엉성한 도로를 지나야 하고 구멍 패인 도로는 장애물을 지나듯이 피해 가야 하는데, 10시간의 먼 여행길이다.

도착한 삼부야 마을에는 인상적인 둥근 흙집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마른 소똥을 진흙과 물로 섞어 벽에 바랐지만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 특징이 있다. 비가 오면 방수 역할을 하고 벌레들을 방충하기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지푸라기 지붕으로 덮여 있어 내부는 아주 시원하고 창문은 나무로 되어 있는데 아주 작아 빛이 조금 들어 올 뿐이다. 문은 열지 않으면 방안은 어두워 잠만 자기 딱 좋게 만들어져 있다. 그 주변에는 소, 양, 염소 그리고 닭들이 자유롭게 노닌다. 집들 사이에서 나무로 불을 피우고 큰 돌 세개 위에 솥을 놓고 밥을 짓고, 그 옆에는 소스를 만드는 작은 솥을 놓는다. 이것이 그들의 부엌이다. 지붕이 있는 부엌도 가끔 볼 수 있지만 대부분 지붕을 따로 만들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기철엔 음식을 준비하기가 매우 힘들어 진다.

비가 오기 시작하면 우리 이웃은 바빠진다. 1년 먹을 양식을 위해 부지런히 농사를 지어야 하기 때문이다. 손으로 사용하는 단순한 농기구를 가지고 지금도 농사를 짓는데, 그들과 악수를 할 때 잡는 손은 마치 막대기 같이 단단하다. 그리고 그들은 밭이나 논에 들어 갈 땐 항상 맨발로 들어 간다. 신발은 아낀다고 나무 그늘 밑에 잘 놓아 두고 일하기 때문에 발바닥도 굳은살이 배겨 사실상 신발이 필요 없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축구를 하는 청년들과 아이들은 작은 돌이 많은 흙 운동장에서 맨발로 축구하는 모습을 자주 보았다.

전기도 수도도 없는 이 부족 마을로 큰 딸 첼시가 3살때 그리고 아들 켈렙이 1살 반때 우리 가족은 삼부야 마을로 들어와 성육신 선교를 시작했다. 그들과 더불어 산다는 뜻이다. 그리고 일대일 제자 양육으로 벤자민을 훈련했고 나의 아내 '사라'선교사는 벤자멘의 아내, '라셀'을 가르쳤다. 5년째쯤 되었을때 삼부야 마을 교회를 벤자민이 감당할 수 있게 되었다. 예배를 스스로 인도할 수 있었고 설교도 하기 시작 했다.

'삼부야 교회 사역을 벤자민에게 맡길 때가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다른 마을로 가서 새로운 부족 교회 개척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그리고, 바로 기도를 시작했고 옆 마을들을 정탐하기 시작하면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기대했다. 항상 먼저 보여 주시는 하나님의 계획을 기다리며 따라가는 삶을 추구했다.

그 당시 삼부야 마을에서 기숙사 학교가 세워져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먼곳으로 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그래서 가까운 마을들을 놓고 기도하는 중에 '마냐'마을을 방문할 계획을 세웠다. 토요일 저녁, 아내와 부엌 식탁에 앉아 함께 '마냐'를 놓고 기도했다. “하나님, 월요일에 마냐 마을을 방문하겠습니다. 하나님이 그 곳으로 인도하신다면 보여 주세요”라고 짧지만 아주 진지한 기도를 드렸다.

다음 날, 주일 예배에 옆집 '이론델'씨가 참석을 했다. 뜻밖의 일이라 환영하고 기뻐하며 예배를 드렸다. 이 분은 무슬림인데 일년에 2-3번 정도 큰 행사가 있는 날 구경삼아 참석하는 분이었다. 그런데 특별한 날도 아닌데 주일 예배에 나왔던 것이다.

예배가 끝난 후 "목사님, 마냐 마을 사람들이 복음을 듣기를 원합니다”라고 이론델씨가 느닷없이 말하는 것이었다. 그 말이 믿어지지 않았다. 놀란 토끼 눈으로 “잠깐 기다리세요”라고 말하고 아내를 찾아가 이론델씨가 방금 한 말을 전했다.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네…'라는 눈빛을 서로에게 보냈고 잠시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을 감탄하며 서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론델씨에게 다가와 “월요일 아침에 마냐 마을을 방문할 계획이었는데 함께 가시겠습니까?”라고 물었더니 쾌히 승락을 하여 그 다음 날 함께 갔다.

삼부야 마을에서 글을 아는 사람은 이론델씨 한 분이다. 이 분 때문에 삼부야 마을에서 7만5천평 (500미터 x 500미터)의 땅을 기증 받았고 여기서 기숙사 학교를 세울 수 있었다. 이 곳 추장과 리더들도 다 무슬림이었는데 그들을 이론델씨가 스스로 자진해 설득하여 기독교 학교가 세워지는데도 그 땅을 공짜로 받을 수 있게 해 준 은인이다.

부족 사람들과 문제가 있을 때마다 이론델씨는 우리편이 되어 준 천사 같은 분이었다. 본인도 무슬림이었지만 카톨릭 학교를 졸업해 깨어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종종 자신은 “진리를 찾는 사람”이라고 말하곤 했다. 그를 만날때마다 그의 이마엔 항상 흙먼지가 묻어 있는 것을 보아 무슬림 기도를 열심히 하는 분임에 틀림없다. 무릎을 꿇고 이마가 땅바닥에 닿아야 하는 무슬림 기도를 하루에 5번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의 사역에 자진해서 도와 준 것은 신기한 일이다. 본인에게 돌아 오는 이익은 아무것도 없는데도 항상 우리편이 된 것을 보면 하나님이 그를 우리에게 보내신 것이 분명하다.

월요일 아침, 이론델씨와 함께 마냐로 가는 도중 “선교사님과 제가 마냐 마을에 방문할 거라고 메세지를 보내 놔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라고 말해 주었다. 주로 밭으로 논으로 나가는 마을 사람들이기 때문에 미리 메세지를 보낸 것은 현명한 일이었다. 도착하니 추장의 집 앞마당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투바보'가 온다고 들떠 있는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여기서 '투바보'는 백인을 말한다. 나 같이 동양인도 '투바보'라고 부르는데 원래는 하얀 외국인을 뜻하는 말이다. 한국말로 '바보'라는 말이 들어가고, '투'는 영어로 '둘'이란 뜻이니 '두명의 바보'라고 생각하면 쉽게 외워질 것이다.

도착하자마자 먼지가 가득 쌓인 커다란 아프리카 북을 내어 오더니 치기 시작했다. 역사적인 투바보 방문을 환영하며 알리는 소리였다. 흙 먼지를 날리며 ‘둥둥둥둥’ 북 소리는 조용한 부족 마을에 울려 퍼져 더 많은 마을 사람들이 투바보를 보기 위해 모여 들어 앉을 곳이 없었다. 북을 치는 일은 큰 행사날이라는 뜻인데 투바보의 방문은 바로 역사적으로 남을 일이었다.

투바보를 보며 신기해 하는 부족 마을 사람들과 전통적인 대화, 회의가 시작 되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아주 짧게 그들에게 인사를 했다. “저희들은 여러분들을 위해 육적으로 영적으로 도와 드리려고 왔습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삼부야 마을에 학교를 세웠습니다. 오늘은 마냐 마을 여러분들에게 인사를 하러 온 것 입니다.”라고 만닌카어로 말을 했다. 그리고 자리에 앉으니 마을 어른들이 한분씩 말을 시작했다. “우리 마냐 마을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비슷한 말이 계속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추장이 “최근 라디오를 통해 기독교에 대해 듣고 있습니다. 참 흥미롭더군요. 기독교가 무엇인지 알기를 원하니 우리에게도 선교사를 보내 주십시요”라고 뜻밖의 요청을 한 것이다. 무슬림 마을에서 기독교 선교사를 보내 달라니, 말이 되는 일인가? 그것도 개인적으로 조용히 부탁한 것이 아니라 마을 주민이 모두 모인 곳에서 공개적으로 한 것이다.

추장의 말은 마게도니아 사람이 바울에게 도와 달라고 요청한 것처럼 들려 왔다. 이 일은 주님의 인도하심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토요일 저녁, 식탁에서 아내와 함께 했던 기도는 월요일 아침에 이렇게 응답을 받은 것이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분명했기에 바로 마냐에 집을 짓고 이사를 갔다. 그리고 첫 주일 예배를 마냐에서 드리면서 두번째 교회개척을 시작하게 되었다.

“주 여호와께서는 자기의 비밀을 그 종 선지자들에게 보이지 아니하시고는

결코 행하심이 없으시리라” _암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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